AI가 집 안으로 들어올 때 —
건축설계·시공부터 프리미엄 주거까지
2026 도시와 공간포럼 '프레임의 대전환 : AI시티' 중 <PART 4> "AI 시티의 주거"를 정리했다. 텐일레븐의 AI 건축설계·모듈러 시공, 삼성전자의 AI 주거 솔루션, 현대건설의 네오리빙. AI 시티라는 큰 그림이 '단지'와 '세대'라는 가장 작은 단위로 내려왔을 때 무엇이 달라지는가에 대한 강연이었다.
결론부터. PART 4의 세션을 관통하는 문장은 "AI 시티의 승부는 결국 가장 작은 단위인 단지와 세대에서 갈린다"는 것이다. 텐일레븐은 설계와 시공이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합쳐지는 미래를, 삼성전자는 건물을 스스로 운영하는 AI 에이전트와 지속가능성을, 현대건설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경험'으로 수렴하는 주거를 이야기했다. 공통의 키워드는 자동화·피지컬 AI·에너지·경험 — 그리고 세 회사 모두 "이미 현장에서 실증 중"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SESSION 01 · 텐일레븐 이호영 대표AI 건축설계와 모듈러 시공의 현재와 미래
마지막 세션은 텐일레븐 이호영 대표의 발표였다. 텐일레븐은 두 개의 축으로 움직인다 — AI 기반 건축설계 솔루션 빌드잇(BuildIt)과 모듈러 시공 솔루션 빌드잇엠(BuildIt M). 발표의 큰 줄기는 이 둘이 지금은 별개지만, 다음 세대에서 하나로 합쳐진다는 전망이었다.
AI 건축설계 — '세대'로 보는 진화
이 대표는 AI 건축설계와 모듈러 시공을 각각 '세대론'으로 정리했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곳은 둘 다 2세대이고, 3세대에서 두 흐름이 결합된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 구분 | 1세대 | 2세대 (현재) | 3세대 (전망) |
|---|---|---|---|
| AI 건축설계 | 대형 건설사·건축사무소의 파라메트릭 설계, 인하우스 SW | 필지 주소만 입력하면 최적 설계안 자동 도출 | AI 설계 + 모듈러 시공의 결합 |
| 모듈러 시공 | 1980~90년대 조립식·이동식 주택 | 중·고층화 (13층 모듈러 아파트 사례) | 설계~시공 단일 파이프라인 / 스마트 팩토리 |
창업의 출발점 — 공간 정보와 시뮬레이션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2014년 창업 당시 기상청과의 협업에서 출발했다. 3D 공간정보 위에서 대기 흐름과 오염물질 확산을 연구해 국제 GIS 학회에서 발표했고, 라이다 포인트클라우드로 천공지수(하늘이 건물·나무에 가리지 않고 보이는 정도)를 빠르게 계산하는 연구로 국제기후학회에 논문을 냈다. 이런 공간 시뮬레이션 역량이, 일조량·조망에 적응적으로 건물을 자동 배치하는 연구로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한국에서 건물을 지을 때 무엇이 중요한지가 분명해졌다 — 사업성을 좌우하는 용적률, 그리고 친환경 가치인 일조권·조망권. 이 세 가지를 동시에 푸는 도구가 빌드잇이다.
재개발·재건축의 계획설계는 세대수·용적률·일조량 조건이 안 맞으면 처음부터 다시 그리는 작업을 수십 번 반복한다. 한 번에 보통 5일. 빌드잇은 대한민국 전역의 지형·건물 정보를 DB화해 시뮬레이션하고, 30분 이내에 10개의 설계안을 3D 파일·분석 보고서 형태로 자동 제안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 트윈 편집 도구까지 붙였다. 건물을 옮기고 회전하고 층수를 조절하면, 건축법규에 위배되는 부분이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이미 전국 지형·건물 정보가 들어가 있어 실내로 들어가 조망과 일조를 시뮬레이션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파트뿐 아니라 다세대·오피스텔·오피스·근린생활시설까지 적용된다.
실제 적용 사례 — 숫자로 증명한 경제가치
| 사례 | 핵심 성과 | 추가 세대 | 경제가치 |
|---|---|---|---|
| 불광 5구역 | 법정 최대 용적률(236%)까지 확보, 소형 세대 최대화 | +100세대 | 약 500억 원 |
| LH 공공재건축 1호 | 북측 학교 일조 피해 최소화 + 교육환경평가 통과 | +134세대 | 약 938억 원 |
불광 5구역은 심의 통과·인허가를 거쳐 현재 주민 이주가 진행 중이며 내년 착공 예정이라고 한다. 핸드드로잉에서 CAD로 넘어오며 생산성이 도약했듯, 지금은 AI와 디지털 트윈으로 또 한 번의 도약이 일어나는 시기라는 것이 이 대표의 진단이다.
모듈러 시공 — 공장에서 짓고 현장에서 쌓는다
모듈러는 구조재·단열재·내외장재·화장실 도기까지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적층하는 방식이다. 재래식 공법 대비 30~40% 빠르다는 장점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 대표 사례로 든 학교 프로젝트(삼정토마토)는 계단실·교실·음악실·화장실 모듈을 공장에서 만들어 현장에 쌓아, 겨울방학 두 달 안에 완공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했다.
3세대 전망 — 설계와 시공이 하나로
마지막은 전망이었다. 3세대에서는 AI 설계와 모듈러 시공이 결합된다. AI가 자동 설계하면 공정과 물량이 자동 산출되고, 그 물량이 공장에 배치돼 미리 제조·생산되며, 현장에서는 적층만 하는 설계~시공 단일 파이프라인이 된다.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는 가전 기업의 진출이었다. 삼성물산이 아닌 삼성전자가, GS건설이 아닌 LG전자가 모듈러를 짓고 있다는 것. 이 대표는 이들이 "집을 하나의 큰 가전"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테슬라처럼 모빌리티 안에 주거 공간(침대·욕실·키친) 플랫폼을 세팅하는 흐름까지 더하면, 언젠가 "퇴근할 때 집으로 가는 게 아니라 집이 나를 데려다주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 도시의 부동산 트렌드는 부동산(不動産)이 아니라 동산(動産)이 아닐까.








SESSION 02 · 삼성전자 서영배AI시대의 프리미엄 주거 솔루션
두 번째 세션은 삼성전자 서영배의 발표였다. AI가 미래의 주거 환경을 어떻게 바꾸고 프리미엄의 기준을 어떻게 다시 쓰는지를, ① 주거 진화 방향 ② 삼성전자 AI 솔루션 ③ AI를 통한 지속가능성, 세 부분으로 풀었다.
주거의 진화 — 공간에서 '라이프 플랫폼'으로
과거 아파트의 경쟁력은 입지와 마감재 같은 공간 그 자체에 있었다. 앞으로는 AI·IoT·디지털 트윈이 결합되면서 커뮤니티 시설을 넘어 운영 자동화·에너지·보안·헬스케어까지 묶인 라이프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카페·영화관·라운지·운동시설 등 어느 하나에도 AI가 반영되지 않는 곳이 없는 시대가 곧 온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AI 솔루션 — 네 가지 핵심 가치
| # | 핵심 가치 | 내용 |
|---|---|---|
| 01 | AI 에이전트 자율 운영 | 건물 전체를 스스로 운영하는 '운영자'. 설비 상태 실시간 최적화, 에너지·로봇·조명 자율 제어 → 관리자는 의사결정에 집중 |
| 02 | 데이터 기반 라이프 케어 | 웨어러블+헬스케어로 건강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는 예방 중심 서비스. 집 안에서 건강을 관리하는 파트너 |
| 03 | 프라이버시 & 세이프티 | 유출 위험이 적은 센싱 기술로 사생활 보호. 링·와치, 낙상·동작 감지 센서, 온열질환(PSS) 대응 |
| 04 | 초개인화 생활 환경 | 하나의 앱으로 개인 설정과 공용 시설을 개인화 접근. AI 에이전트가 패턴을 학습해 자동 제안 |
삼성전자 AI 솔루션은 개인 가정부터 오피스·대형 주상복합·초대형 빌딩까지 적용되는 통합 솔루션이다. 중·대형 빌딩용 BIoT와 중소형 건물·레지던스용 스마트싱스 프로 두 축으로 구성되며, 에너지 관리·디지털 트윈·리빙 솔루션을 단계별 AI 패키지로 제공해 초기 진입 부담을 낮춘다.
자율 운영은 에너지 사용 최적화, 설비 고장 예측, 운영비 절감으로 이어진다. 입주민은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누리면서도 관리비는 오히려 줄어든다. CapEx · OpEx · TCO 절감이 요즘 모든 기업이 향하는 방향이라는 점도 짚었다.
AI를 통한 지속가능성 — 디지털 트윈·넷제로
마지막 축은 지속가능성이었고, 그 중심에 디지털 트윈이 있다. 실제 건물을 가상에서 시뮬레이션해 사람이 미리 보지 못한 문제와 비효율을 사전에 감지하고, 직접 가보지 않아도 어디가 문제인지 파악한다. 성수동의 한 건물이 디지털 트윈으로 자산 가치까지 올린 사례를 들며, 현재 20곳이 넘는 고객과 협의 중이라고 했다.
넷제로 홈은 신재생 에너지와 ESS를 통합해 단지를 구성하고, AI가 생산량을 분산하며 가장 효율적으로 자율 운영한다. 북미·유럽에서는 일부 서비스가 이미 상용화됐고, 국내에서도 제주도를 중심으로 태양광·수력 등 재생에너지 연계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운영비의 가장 큰 비중인 에너지는 삼성전자 에너지 AI 알고리즘으로 여러 PoC 사이트에서 의미 있는 절감 효과를 확인했다고 한다.
앞으로 주거는 스마트홈을 넘어 지속가능성까지 실현하는 라이프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SESSION 03 · 현대건설 안계현 실장첨단 AI 기반 주거서비스 '네오리빙'
첫번째 세션은 현대건설 HMG 건설기술연구원 건축주거연구실 안계현 실장의 발표였다. 시작부터 솔직했다 — "AI 시티 포럼에서 주거 발표를 해달라고 해 당황했지만, 생각해보니 AI 시티의 가장 작은 단위가 단지이고 세대더라"는 것. 기술 자랑보다 건설사가 지금 고민하는 영역을 보여주는 자리라고 못 박았다.
아파트의 진화 — '케어'로 방향을 잡다
아파트는 물리적 공간에서 IoT로 연결되는 스마트홈으로, 다시 AI가 들어오며 경험과 가치를 만드는 공간으로 진화한다. 현대건설이 잡은 방향은 '케어'다 — 나를 돌봐주는 집, 살수록 건강해지는 집, 안전을 지켜주는 집. 이 전략을 담은 토탈 주거 솔루션이 네오리빙(Neo Living)이며, 세 개의 카테고리로 구성된다.
| 카테고리 | 지향 | 대표 요소 |
|---|---|---|
| 올라이프 케어 하우스 | 살수록 건강해지는 집 | 헤이슬립(수면 케어), PHR 기반 헬스케어 |
| 네오 프레임 + 로보틱스 | 완벽한 공간의 자유 | 벽·기둥 없는 구조, 자율주행 로봇 |
| 편안함·안전 | 궁극의 편안함과 안전 | 층간소음 1등급, 스마트 BEMS 에너지 케어 |
헤이슬립 — 웨어러블 없이 공간이 잠을 돌본다
올라이프 케어의 첫 런칭 상품은 수면 케어 솔루션 헤이슬립이다. 시중 수면 앱이 웨어러블로 호흡·심박을 측정해 '리포팅'에 그친다면, 현대건설은 공간 제어로 한 발 더 갔다. 집 안에서는 웨어러블을 차지 않고, 곳곳에 숨은 센서가 수면 단계를 읽어 온도·습도·산소·이산화탄소·조명까지 제어한다. 수면산업협회 굿슬립 마크를 받았고, 약 20명 임상에서 깊은 수면·렘수면·총 수면시간·수면의 질이 개선되는 것을 공식 인증받았다고 한다.
현대건설은 마곡 기술연구원 안에 올라이프케어 검증용 실증세대를 만들었다. 웨어러블 없이 개인의 PHR(퍼스널 헬스 레코드)를 AI가 분석해 그날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식단·운동을 코칭하며 동기를 부여하는 헬스케어 플랫폼을 하나씩 실증 중이다.
피지컬 AI — 배송 로봇·주차 로봇·셔클
발표의 무게중심 중 하나는 단지 안을 움직이는 피지컬 AI였다. 건설사의 역할은 로봇이 다닐 공간을 설계로 마련하고, 돌발 변수에 대한 대응을 사전 실증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과의 협업이 핵심 동력으로 언급됐다.
| 영역 | 내용 |
|---|---|
| 배송 로봇 | 디에이치 현장에서 운영. 로봇이 많이 다닐수록 사람과의 변수 학습이 중요 → 현대차그룹과 안전한 단지 환경 실증 |
| 주차 로봇 | 현대차그룹과 협업, 국내 최초 현장 도입 추진. 교통영향평가·층고가 설계 단계부터 반영돼야 효과. 현대건설 표준 코드 제작 중. 전기차 화재 시 BMS 정보로 안전구역 이동까지 시나리오화 |
| 셔클(DRT) | 현대차 수요응답형 모빌리티를 단지 안으로. 대단지 입주민 동선을 사전 조사해 최적 노선 설계, AI 학습으로 대기시간 단축. 압구정 통합 구역에 제공 예정 |
네오 프레임·제로에너지 — 공간과 에너지의 자유
네오 프레임은 내부에 벽도 기둥도 없는 구조로, 입주민이 공간을 원하는 대로 구성할 수 있다(마곡 실증). 에너지 쪽에서는 기존 BEMS를 넘어, 그리드·신재생·ESS 전력이 섞인 환경에서 AI가 전기료가 가장 싸지는 최적 전력망을 판단해 연결하는 에너지 케어 플랫폼을 마곡에서 실증해 요금 절감을 확인했다. 현대차그룹의 양방향 충전기를 통해 전기차를 ESS로 활용하면, 신재생 연계 시 에너지 절감은 물론 전기를 되파는 재미도 가능하다.
AI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개별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 중심의 모습이다.
발표자가 끝까지 강조한 것은 '공허한 홍보가 아니다'라는 점이었다. 마곡 기술연구원에서 모든 실증을 마치고 → 파일럿으로 입주민 피드백을 받은 뒤 → 실제 현장에 내놓는다. 그 정점이 압구정 3·5·1 구역이 될 것이라 봤다. 마지막엔 이 모든 것이 완성되려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국토부에 힘을 보태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SYNTHESIS모든 세션을 관통하는 핵심 인사이트 3
분리돼 있던 것들이 하나로 합쳐진다
텐일레븐은 설계와 시공을, 삼성전자는 가정부터 빌딩까지의 솔루션을, 현대건설은 주거와 모빌리티(셔클·로봇)를 하나로 묶었다. AI 시티의 방향은 '개별 고도화'가 아니라 '파이프라인 통합'이다. 경계가 흐려지는 곳에서 새 가치가 나온다.
화면 속 AI를 넘어 '움직이는 AI'가 단지로 내려왔다
배송 로봇·주차 로봇·DRT 셔클처럼 물리 공간을 움직이는 AI가 공통 화두였다. 관건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설계 단계의 반영 — 로봇 동선·층고·교통영향평가가 사업 초기에 들어가야 효과가 난다. 소프트웨어와 건축 설계가 처음부터 같이 가야 하는 시대다.
결국 수렴하는 두 축 — '사람의 경험'과 '에너지'
세 회사 모두 디지털 트윈·넷제로·에너지 AI로 비용과 친환경을 동시에 풀려 했고, 동시에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입을 모았다. 헤이슬립·초개인화처럼 체감되는 경험과, 관리비·탄소를 줄이는 에너지 최적화가 프리미엄 주거의 두 기둥이다.
WRAP-UP한 줄 요약
AI 시티는 거대한 청사진이 아니라 '단지'와 '세대'에서 증명된다. 설계·시공의 통합(텐일레븐), 스스로 운영하는 건물과 지속가능성(삼성전자), 사람 중심의 케어와 피지컬 AI(현대건설) — 모두 이미 현장에서 실증 중이라는 점이 가장 큰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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